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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주식 시장이 어떻게 될까요? 내가 산 주식이 오를까요?

주식에 투자한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이지만 누구도 "정답"을 말해줄 수 없는 질문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걸 운에 맡길 수는 없습니다.

정답은 알 수 없지만 그래도 대략의 흐름, 그리고 장기적이고 거시적인 흐름은 누구라도 예측할 수 있습니다. 개별 기업의 성장성, 관련 이슈뿐 아니라, 전체 경제 상황도 주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이를 크게 체계적 위험(systematic risk)과 비체계적 위험(unsystematic risk)으로 나눌 수 있는데, 체계적 위험은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위험이며, 비체계적 위험은 개별 종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입니다. 후자는 개별 종목 분산투자 등으로 대처할 수 있고, 전자는 헤지나 현금화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참고기사][Focus] 주가는 왜 올라도 걱정 내려도 걱정일까?(한국경제, 2007.07.20)

 

이자, 통화량, 환율, 원자재 가격 등 다양한 요인이 경제 상황과 주가에 영향을 미칩니다. 이런 요인들의 흐름을 보면 적어도 "전체적으로" 오르거나 내릴 것 이라는 예측은 할 수 있습니다. 즉, 주가 하락이 일시적 조정인지 경제 전반의 약화인지를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습니다. 각각의 요인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이자율

"일반적으로" 이자율이 내려가면 주가가 오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우선 주식이 채권(예금)의 대체재이기 때문입니다. 즉, 금융 수익을 더 얻을 수 있는 곳으로 돈이 이동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100만 원을 현금으로 갖고 있다고 봅시다. 이 돈으로 은행에 예금을 할 수도 있고, 채권을 살 수도 있습니다. 두 경우 모두 이자를 받게 되겠죠. 그런데 이자율이 떨어졌다고 생각해봅시다. 10%씩 주던 이자가 1%로 떨어진다면 투자처로 채권과 예금의 매력은 감소합니다. 그래서 투자 대체재로 떠오른 것이 주식입니다. 주식 수익률이 이자보다 높다면 주식으로 돈이 몰릴 것이고, 그럼 주가는 더욱 상승합니다. 

 

한편 이자가 떨어지면 돈을 빌리는 입장에서는 더 많은 부채를 쓸 수 있습니다. 경제학에서 이자율이 떨어지면 투자가 증가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즉, 기업이나 가계에서 더 많은 돈을 빌려서 더 많이 투자를 할 수 있게 된다는 겁니다. 기업이 더 많은 투자를 통해 더 많은 수익을 올리면, 주가도 동반 상승하게 됩니다.

 

그래서 경기 침체 시에 각국에서는 이자율 하락을 통해 경기 부양을 시도하게 됩니다.

 

[참고기사]美 연준, 기준금리 0.5%P 전격 인하… 코로나쇼크 긴급처방(조선비즈, 2020.03.04)

 

하지만 이자율이 낮아졌다고 해서 "항상" 주가가 상승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낮은 이자율이 경기 침체의 신호라고 보이는 경우, 주가는 하락합니다. 가까운 예로 일본의 장기 경기침체가 있습니다. 90년대 초 버블 붕괴 이후, 일본은 20년 넘게 침체를 겪어왔는데, 이때 마이너스 금리 등 활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다 동원했지만 주가 및 경제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제로금리, 또는 마이너스 금리가 되어서 더이상 사용할 수 있는 정책 무기가 없다고 판단되면 경제 상황을 비관하여 투자 자금이 이탈할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이자율과 주가, 경기 회복은 맥락에 따라 해석해야 합니다.

 

[참고기사]한은, 통화정책 신중한 행보 예고.. ‘0.5% 금리’ 내년까지 끌고갈 듯(파이낸셜뉴스, 2020.07.06)

 

[참고기사][해외칼럼] 경제 추락, 주가는 상승··· 이게 무슨 일?(서울경제, 2020.05.07)

 

2. 통화량

이자율과 마찬가지로 "일반적으로" 통화량이 증가하면 시중의 유동성이 증가해 주가가 상승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의 주식 시장 과열도 코로나 회복을 위해 유동성을 증가시키면서 나온 과열 현상이라는 주장이 있습니다.

 

[참고기사][view] 증시 코로나 버블? 동학개미 활짝 웃었다(중앙일보, 2020.06.04)

 

그럼 통화량이 많으면 주가가 올라서 좋은 거네요? 그럼 한국은행이 돈을 마구 찍으면 모두가 행복해지는 것 아닙니까?

아닙니다!

 

일단 한국은 기축통화 발행국이 아니라서 돈을 찍어내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미국이 괜히 천조국이 아닙니다... 미국은 환율, 상대국 눈치 따위 신경 쓰지 않고 달러를 찍어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습니다.

 

돈을 많이 찍어내면 시중에 원화가 많아지면서 원화 가치가 하락합니다. 흔해지니까 가치가 떨어지는 겁니다. 당연히 환율도 올라갑니다(원화가치 하락, 외화 가치 상승. 예 1달러: 1000원에서 1100원). 이는 인플레이션을 초래합니다. 물가가 올라가고, 돈의 가치가 하락하는 겁니다. 예전에는 2차 세계대전 이전의 독일이 인플레이션으로 고생을 했고, 요즘은 방송에도 종종 나오는 짐바브웨나 베네수엘라가 인플레이션과 낮은 화폐가치 때문에 고통받고 있습니다.

 

[참고기사]화폐 포기했던 짐바브웨, 10년 만에 '새 돈'(머니투데이, 2019.11.13)

 

따라서 통화량은 함부로 늘릴 수 없습니다. 또한 통화량이 늘어난다고 해도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주가가 과열 또는 경제가 붕괴되면서 주가 하락이 나타날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통화량과 주가의 관계도 맥락을 고려해서 살펴봐야 합니다.

3. 환율

환율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좀 더 복잡합니다. 

 

일단 개별 기업 수준에서 살펴봅니다. 수출을 많이 하는 기업은 환율이 올라가면 (1달러가 1000원에서 1100원) 동일한 제품을 외국에 더 싸게 팔 수가 있게 되어, 매출이 증가하고 주가가 상승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수입을 많이 하는 기업은 비용 부담이 커져서 주가에 약영향을 주게 됩니다. 그런데 수출과 수입이 섞이는 경우는 어떻게 될까요? 60-70년대는 수입보다 수출 비중이 커서 환율 상승이 호재였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핸드폰 하나를 만들려고 해도 수입 부품, 소재가 쓰여야 합니다. 국민의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수입품 소비도 늘어났습니다. 일괄적으로 평가하기는 어렵습니다.

 

한편 금융 소득 측면에서는 이자율 평가설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국가간 자본의 이동이 자유롭고, 다른 자본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면(위험이 같다면) 환율은 양국 간 이자율 차이에 의해 결정됩니다. 즉, 외국에서 얻을 수 있는 금융 소득을 자국에서 얻기 위한 수준에서 환율이 결정된다는 겁니다.

 

△e+r*=r(선물 환율과 현물 환율의 차이를 고려하는 경우)

e(1+r*)=1+r(선물 환율의 결정)

 

e: 환율 r: 국내 이자율 r*:외국 이자율

 

그렇다면 외국의 이자율이 고정되었을 경우, 국내 이자율이 상승하면 환율도 상승하게 되는 겁니다. 그럼 주가는 떨어진다??? 아까는 이자율이 떨어져야 주가가 올라간다고 했는데???

 

네! 이렇게 상충되는 효과가 있어서 간단하게 "~는 ~다"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꼭 경제 상황과 함께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4. 원유, 금 등 원자재 가격

일반적으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 주가가 하락한다고 봅니다.

 

원자재 투자는 현물 주식의 대체재 성격을 갖습니다. 따라서 원자재 가격이 올라서 그 쪽으로 투자가 집중된다면 주식은 매력을 잃고, 가격이 하락하는 겁니다. 한편 원자재는 기업에서 원료로 쓰는 것이기 때문에 원자재 가격이 상승한다면 기업의 채산성이 나빠지고,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그럼 요즘처럼 원유가격이 하락해서 마이너스까지 가면 기업들이 좋아하겠네요? 특히 기름을 엄청 써야 하고, 유류할증료까지 받는 비행기들은 원가 절감되니까 주가가 오르겠네요?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세계 경기가 동반 침체되면서 원유 및 원자재 수요 자체가 줄어들어서 유가가 하락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는 기업들도 낮아진 유가에 기뻐하기보다는 당장에 생존에 매달릴 가능성이 큽니다.

 

[참고기사]미국 증시 '코로나 재유행' 공포, 다우 6.9% 대폭락…국제유가 8%↓(한국경제TV, 2020.06.12)

 

5. 미국 증시

소규모 개방 경제인 한국은 필연적으로 경제 대국들의 영향을 받습니다. 심지어 한국 주식 시장은 외국인의 참여 비율이 매우 높아서 시총 1위인 삼성전자도 무려 외국인이 55%나 보유하고 있습니다. 한국 사람들도 마찬가지겠지만 국내 주식을 사는 외국인들은 보다 다양한 선택지, 즉, 미국 주식, 다른 나라 주식, 원자재 등의 선택지 중에서 높은 수익을 골라서 투자하게 됩니다. 그래서 한국이 성장성이 높다면 한국에 투자하게 됩니다.

 

하지만 한국 경제의 성장률이 다른 선진국과 비슷해지고, 오히려 미국과 커플링되는 경향이 높아지면서 한국 주가는 미국 주가와 비슷하게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즉, 전날 미국 주식이 상승하면, 한국 증시도 상승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는 한국 주식이 미국 주식의 대체재라기보다는 외국인 투자자의 전반적인 위험선호 성향에 연관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코스피 1년
미국 다우존스 1년

코스피 지수와 미국 다우존스 지수를 비교해 보겠습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그래프가 매우 비슷하게 형성되어 있습니다. 즉, 미국 경제 상황과 아주 동떨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미국 경제 상황을 보면 한국에서도 일정 부분 대응할 수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주가는 항상, 꼭, 반드시 오른다!!! 또는 내린다!!!라고 단언할 수 없습니다. 많은 시그널들이 상승을 예측해도, 기대 심리가 위축되면 하락할 수도 있는 게 주식입니다. 워런 버핏도 실패하고, 월스트리트의 천재들도 실패합니다. 항상 모든 정보를 맥락을 고려해서 살펴보고, 판단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많은 뉴스를 보고, 많이 공부를 해야 합니다. 그래야 적어도 남들이 던지는 폭탄과 떨어지는 칼날을 피할 수 있습니다. 수익을 내는 것보다 더욱 중요한 것이 손해를 보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시장상황을 항상 예의 주시해야 하고, 최근처럼 변동성이 심한 경우에는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주식 사고 묵혔더니 올랐더라는 경우는 "운"의 영역입니다. 상승장에서 세상이 호재로 가득할 경우에 따라오는 운입니다. 수주대토의 우를 범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이 글은 사실만을 쓰려고 노력하며, 특정 종목을 추천하지 않습니다. 시장 상황(예. 시장 개시 시간, 상하한 금액 기준, 증거금 기준 등)과 회계기준에 변동에 따라 변하는 부분도 있을 수 있으며, 2020년 7월을 기준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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