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의 사전적 의미는 1) 역에서 사람이 타고 내리는 공간 2) 강단 등 밟고 올라가는 대(臺)입니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플랫폼은 사람, 정보 등이 모이고,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 곳으로 쓰입니다. 마치 기차역 플랫폼에서 기차를 타고, 내리고, 그 과정에서 광고판을 보고, 매점에서 담배나 음식을 사는 것 같습니다. 다양한 사람이 모이기 때문에 정보가 넘쳐나고,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플랫폼 비즈니스란 사람들이 많이 모여서, 다양한 활동을 하는 사업을 말합니다. 그런 플랫폼은 핸드폰일 수 있고, 인터넷일 수 있으며, 실제 광장이나 기차역의 승강장일 수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모바일, 인터넷 업계에서 플랫폼 비즈니스를 대명사처럼 쓰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네이버와 카카오입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처음에는 검색엔진으로 시작했지만 메일, 까페, 블로그 등 서비스를 확장해 정보와 사람을 모으더니 뉴스나 웹툰 같은 정보를 제공하기도 하고, 쇼핑도 할 수 있습니다. 이젠 송금과 세금 납부도 할 수 있습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더 이상 인터넷 대표가 아니라 플랫폼 대표로 볼 수 있습니다.
네이버는 “검색(검색창, 지식인)”을 기반으로 성장했고, 카카오는 “소통(까페,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구글과 페이스북이 비슷한 플랫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처음에 이들에게는 광고 이외의 다른 수익수단이 없었습니다. 메일, 클라우드 등에 과금하려하면 “인터넷은 무료”라는 고정관념 때문에 실패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예전에는 광고를 게재할 곳이 적었지만 이젠 다양한 페이지에서 광고를 볼 수 있습니다. 클라우드 등 서버를 이용하는 비용에 대한 거부감도 없어졌습니다. 자체 쇼핑 페이지를 갖고 있고, 송금이나 페이 기능을 갖춰 수수료를 받습니다. 한동안은 안정적인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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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와 카카오는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까요? 구글과 페이스북만큼 성장할 수 있을까요? 안타깝게도 그건 “한국어”때문에 어렵습니다.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한국어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수용가능한 인구가 채 1억명이 되지 않습니다. 영어가 전세계에서 통용되는 것과 다릅니다.
네이버처럼 검색 기반 서비스는 한국어 콘텐츠가 적으면 존립이 위태롭습니다. 그래서 네이버는 콘텐츠 제작에 더욱 집중합니다. 전세계에서 통용될만한 웹툰과 음악을 만들고, 블로그를 많이 만들도록 합니다. 초기에는 파워블로그를 만들었지만 이내 블로거지와 공동구매 사기로 이어지자 파워블로거 제도를 없앴습니다. 대신 광고수익을 나눠주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저품질 블로그가 문제입니다. 좋은 콘텐츠로 채워져야 하는데, 쓰레기들만 넘쳐나게 됩니다. 오히려 블로거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았던 네이버 초기 시절의 글들이 훨씬 유익한 정보가 많았습니다.
카카오는 초기에 전화번호를 이용한 간편한 친구추가로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그건 아는 사람만 추가하는 폐쇄성을 전제로 합니다. 네이버의 라인 사례로 보듯이 해외에서도 메신저 서비스를 운영할 수는 있지만 지역성에 기반한 커뮤니티에 그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국에서 일본 라인의 서비스를 100% 이용할 수 없는 것처럼 외국에서도 카카오 페이를 이용하려면 제약이 있습니다. 단순한 무료 메신저라면 더 빨리 확장할 수 있지만 수익을 고려한 서비스를 생각한다면 수용가능한 범위의 사람들만 타겟으로 합니다.
따라서 네이버와 카카오는 한국 시장을 완전히 석권하고, 한동안 수익성이 개선될 것입니다. 하지만 지난 20년 동안 보여줬던 폭발적인 성장이 재현되려면 결국 해외로 진출해야 합니다. 네이버는 다양한 해외법인으로 길을 모색하고 있는데, 비영어 국가의 서비스인만큼 구글과 페이스북만큼 성장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앞으로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되는 산업이 통신 산업입니다. 통신산업은 필수품인 핸드폰 사용으로 얻어지는 정보를 토대로 동영상, 음악 서비스도 제공하고, 유선 전화와 IPTV, 인터넷 망을 통해 여러 부가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이미 구축된 ‘망’을 활용해서 물리적 세상을 통제하는 일들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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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은 물리적으로 보이는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식료품 등 필수 소매 제품을 팔지만 공과금을 수납하고, 택배도 보내고, 돈을 인출할 수도 있습니다. 광고판도 설치하기도 합니다. 게다가 이미 편의점은 전국 거의 모든 지역에 있기 때문에 기존 물류망을 활용해 자체 택배 사업에 진출하고자 합니다. 기존에 갖고 있는 망과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GS홈쇼핑과 합병하는 GS리테일은 홈쇼핑에서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편의점의 망을 이용한 서비스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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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은 처음엔 책을 팔던 서점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아마존을 “인터넷 서점”으로만 보는 사람은 없습니다. 아마존은 서점에서 소매업을 지나 아마존 프라임을 통해 동영상 서비스까지 합니다. 국내에서 아마존 모델에 가장 근접한 것은 쿠팡입니다. 쿠팡은 작은 인터넷 소매점에서 시작했지만 아마존 프라임처럼 OTT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아직은 전국적인 망을 갖췄다고 보긴 어렵지만 쿠팡맨들의 배송 시스템을 활용해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쿠팡이 미국 나스닥에 상장할 예정입니다. 많은 이들이 기대감에 쿠팡 관련주를 사모았습니다. 쿠팡은 미국 주식시장에서 어느 정도까지 성장할 수 있을까요? 에어비앤비 정도로 IPO흥행을 할 수 있을까요? 아마 어려울 겁니다. 전세계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하는 다른 나스닥 기업과 달리 쿠팡의 서비스 지역은 “한국”, 그것도 수도권 및 일부 지역이기 때문입니다. 국내에서 아무리 폭발적으로 성장한다고 해도 분명히 한계가 있습니다. 물론 쿠팡의 모델을 외국에 수출한다면? 쿠팡이 해외 서비스를 한다면 외형적인 성장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쿠팡의 장점인 빠른 배송 시스템이 외국에서도 유효할지 의문입니다. 기존 배송시스템을 활용하는 아마존과 달리 쿠팡의 직배송 시스템은 장점이면서도 한계입니다. IPO 초기에는 국내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기대감에 주가가 상승하겠지만 이후에는 실적이 뒷받침하지 않으면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동안 적자가 지속됨에도 계속 투자금을 유치했지만 앞으로는 시장의 냉엄한 평가를 받게 될 것입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산업이 플랫폼 비즈니스로 전향할 것입니다. 전기차는 주행관련 정보를 모을 것이고, 배달앱은 식생활 관련 정보를 모을 것입니다. 이런 정보는 자동차 보험과 식료품 도매에 활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 플랫폼 비즈니스는 앞으로도 경계를 확장할 것입니다.
이 글은 공표된 정보를 바탕으로 해당 기업을 소개하고 있으며, 기업의 홈페이지, 사업보고서, 네이버 증권 등에서 정보를 얻었습니다. 또한 이 글은 해당 기업에 투자할 것을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투자자 개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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